AI가 만든 약이 나이를 되돌렸습니다 — 렌토서티브와 여섯 개의 노화 시계

AI가 만든 약이 나이를 되돌렸습니다 — 렌토서티브와 여섯 개의 노화 시계

폐가 굳어 가는 병을 고치려고 만든 약이 있었습니다. 그 약을 12주 먹은 환자들의 피를 다시 들여다봤더니, 예상하지 않았던 것이 나왔습니다. 몸의 나이를 재는 여섯 개의 계산 모델이 하나같이 나이가 뒤로 갔다고 답한 것입니다.

2026년 9월 7일,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실린 논문 이야기입니다. 약의 이름은 렌토서티브이고, 표적을 고른 것도 분자를 그린 것도 AI였습니다. 사람이 가설을 세우고 AI가 계산을 도운 것이 아니라, 어느 유전자를 노릴지부터 어떤 분자 구조로 노릴지까지 AI가 낸 답이 임상 3상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숫자는 조심해서 읽어야 합니다. 회사가 내놓은 것은 「3~4년, 어떤 시계로는 최대 6년」인데, 이건 특정 용량 그룹의 4주차 최대치입니다. 그래도 이번 발표가 처음인 지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여섯 겹의 청록 사각 테두리에 감싸인 발광 구체 — 여섯 개의 노화 시계로 측정된 생물학적 나이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폐를 고치려던 약이 나이를 되돌렸습니다

인실리코 메디슨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홍콩과 미국에 거점을 둔 AI 신약 회사이고, 2026년 9월 7일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논문 한 편을 실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 42명에게 렌토서티브를 12주 투여한 2상 시험이 있었는데, 그때 모아둔 혈액 샘플을 나중에 다시 분석했습니다. 분석에 쓴 도구는 「단백체 노화 시계」라 불리는 계산 모델 여섯 개였습니다.

여섯 개 모델은 서로 다른 연구팀이 따로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여섯 개가 전부 같은 방향을 가리켰습니다. 약을 먹은 사람들의 예측 생물학적 나이가 내려갔다는 것입니다.

렌토서티브는 어떤 약인가

렌토서티브는 먹는 약입니다. 하루 한 번 또는 두 번 복용하는 저분자 화합물이고, 개발 코드로는 ISM001-055 또는 INS018_055로 불렸습니다. 2024년에 미국 일반명 위원회에서 렌토서티브라는 정식 이름을 받았습니다.

이 약의 특별한 점은 성분이 아니라 출신입니다. 병의 원인이 될 만한 표적 단백질을 AI가 골랐고, 그 표적에 붙을 분자 구조도 AI가 만들어냈습니다. 두 단계 모두 생성형 AI가 담당한 약이 사람에게 투여된 것은 이 약이 처음입니다.

지금은 3상 시험 단계입니다. 2026년 7월 7일에 3상이 시작됐으니 두 달쯤 됐습니다.

커다란 어두운 덩어리의 홈에 정확히 들어앉은 작은 청록 정육면체 — 약물이 표적 단백질에 결합하는 모습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TNIK이라는 표적

렌토서티브가 노리는 단백질은 TNIK입니다. 정식 이름은 TRAF2·NCK 상호작용 인산화효소인데, 이름을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이 단백질이 섬유화 신호를 켜는 스위치 근처에 있다는 점입니다.

TNIK을 막으면 근섬유아세포가 활성화되는 과정이 억제됩니다. 근섬유아세포는 상처를 메우는 세포인데, 이게 멈추지 않고 계속 일하면 조직이 흉터로 굳어 버립니다. 폐섬유증에서 벌어지는 일이 정확히 그것입니다.

TNIK이 섬유증 약의 표적으로 알려져 있던 것은 아닙니다. 이 연결을 찾아낸 것이 AI였습니다.

특발성 폐섬유증이라는 병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가 서서히 딱딱해지는 병입니다. 「특발성」은 원인을 모른다는 뜻입니다. 공기가 드나들어야 할 폐포 주변이 흉터 조직으로 두꺼워지면서 숨을 들이켜도 산소가 혈액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됩니다.

진행을 늦추는 약은 두 가지 정도 나와 있지만 되돌리는 약은 없습니다. 진단 후 생존 기간은 보통 3~5년으로 이야기되고, 이는 여러 암보다 나쁜 수치입니다.

환자 수가 아주 많은 병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뚜렷하게 올라갑니다. 이 「나이와 함께 늘어난다」는 성질이 이번 이야기의 실마리가 됩니다.

빽빽하게 붙어 굳은 어두운 막대들과 그 사이에 갇힌 가는 청록 빛 — 폐 조직이 흉터로 굳어가는 섬유증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AI가 표적을 고른 방식 — 판다오믹스

인실리코의 표적 발굴 엔진은 판다오믹스라고 부릅니다. 하는 일을 거칠게 말하면, 수많은 유전자·단백질 데이터에서 「이 병과 관련이 깊으면서 아직 약이 없고 손댈 만한」 표적의 순위를 매기는 것입니다.

이때 회사가 넣은 조건이 흥미롭습니다. 폐섬유증 데이터만 본 것이 아니라 노화 관련 데이터셋을 함께 넣었습니다. 섬유증을 노화의 한 표현형으로 보고 접근한 것입니다.

그 결과 상위로 올라온 것이 TNIK이었습니다. 회사 설명으로는 TNIK이 노화의 여러 특징과 겹치는 자리에 있었다는 것이 선정 근거였습니다. 이번 논문이 노화 시계 이야기로 이어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AI가 분자를 만든 방식 — 케미스트리42

표적을 정했다고 약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단백질에 잘 붙으면서, 몸에 흡수되고, 독성이 없고, 합성이 가능한 분자를 찾아야 합니다.

이 일을 맡은 것이 케미스트리42라는 생성형 화학 엔진입니다. 조건을 주면 후보 분자 구조를 만들어내고, 만든 것을 다시 평가해 걸러내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일반적인 신약 개발에서는 이 단계에 수만 개 화합물을 실제로 합성해 걸러내는 방식을 씁니다. 시간과 돈이 여기서 가장 많이 듭니다.

똑같은 어두운 정육면체들 가운데 단 하나만 안쪽에서 청록으로 밝게 켜진 장면 — AI가 수많은 후보 중 표적 하나를 골라낸 과정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이번에 발표된 것은 무엇인가

이번 논문은 새 임상시험 결과가 아닙니다. 2023~2024년 중국에서 진행된 2상 시험의 혈액 샘플을 다시 분석한 것입니다.

분석 대상은 42명의 혈청 단백체 데이터입니다. 올링크라는 방식으로 2,841개 단백질을 측정했고, 12주에 걸쳐 시간 순서대로 모은 값입니다.

여기에 여섯 개의 노화 시계를 각각 적용했습니다. 그리고 영국 바이오뱅크의 55,319명 프로파일과 대조해 계산의 기준을 잡았습니다.

여섯 개의 노화 시계

노화 시계는 「이 사람의 몸이 몇 살처럼 보이는가」를 데이터로 추정하는 모델입니다. 주민등록상 나이가 아니라 몸 상태에서 역산한 나이라서 생물학적 나이라고 부릅니다.

이번에 쓰인 여섯 개는 ProtAge, OrganAge, PAC, ipfP3GPT, PAOPAC, 그리고 OrganAge의 사망률 변형입니다. 만든 곳은 하버드 의대, 옥스퍼드, 베이징대, 베이징-칭화 센터, 브로드 연구소·스탠퍼드, 그리고 인실리코입니다.

여섯 개를 한꺼번에 쓴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만 쓰면 「그 모델이 이상한 것 아니냐」는 반문에 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로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모델들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면 우연일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수천 개의 미세한 입자가 안쪽으로 모여 하나의 매끈한 청록 다면체를 이루는 장면 — 생성형 화학 엔진이 분자 구조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단백체 노화 시계란 무엇인가

노화 시계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DNA 메틸화를 보는 후성유전 시계입니다. 이번에 쓰인 것은 그것이 아니라 혈액 속 단백질 조성을 보는 단백체 시계입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나이가 들면 혈액에 떠다니는 수천 종의 단백질 농도 패턴이 일정한 방향으로 변합니다. 그 패턴을 대규모 인구 데이터로 학습해 두면, 어떤 사람의 혈액 단백질 프로파일만 보고 나이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단백체 시계가 최근 주목받는 이유는 특정 장기의 상태를 따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OrganAge 계열이 그런 접근입니다. 심장·간·폐 각각의 「나이」를 나눠 볼 수 있으면 어느 장기에서 변화가 일어났는지도 짚을 수 있습니다.

하버드와 옥스퍼드와 베이징대와 인실리코

이 대목이 이번 발표의 핵심 설계입니다. 여섯 개 시계 중 다섯 개는 인실리코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약을 만든 회사가 자기가 만든 자로 재고 「좋아졌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그래서 외부 연구팀들이 각자의 목적으로 만들어 놓은 모델을 그대로 가져다 적용했습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하나의 약물 개입에서 여러 단백체 노화 시계를 나란히 비교한 첫 임상 사례입니다. 시계 하나의 결과가 아니라 시계들 사이의 일치를 보여준 것이 이번 논문이 새로 한 일입니다.

크기가 각기 다른 여섯 개의 청록 고리가 같은 방향으로 정렬된 장면 — 서로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여섯 노화 시계가 같은 결론을 낸 것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3~6년이라는 숫자의 정체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3~6년 되돌렸다」는 표현이 여기저기 인용되고 있는데, 원문의 조건은 훨씬 좁습니다.

회사 발표문의 표현은 이렇습니다. 최대 효과는 30밀리그램 하루 두 번 투여군의 4주차에 관찰됐고, 생물학적 나이 기준 약 3~4년 역전, 특정 시계 하나에서는 최대 6년까지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즉 모든 환자에게 3~6년이 아니고, 12주 내내 유지된 값도 아니고, 여섯 시계 전부의 값도 아닙니다. 한 용량군의 한 시점, 그리고 6년은 시계 하나의 수치입니다. 이 조건을 떼고 인용하면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2상 시험의 원래 목적

원래 시험의 이름은 GENESIS-IPF이고 등록번호는 NCT05938920입니다.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 대조로 설계됐습니다.

2상의 주 목적은 안전성과 내약성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이 약을 사람이 12주 먹어도 큰 문제가 없는가」가 1차 질문이었고, 효능은 경향을 보는 수준이었습니다.

노화 지표는 이 시험의 목표에 아예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분석은 계획된 평가가 아니라 나중에 붙은 분석입니다.

어두운 개구부 안으로 뒤로 물러나며 흐려지는 긴 청록 막대 — 생물학적 나이가 뒤로 되돌아가는 방향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사후 분석이라는 조건

시험이 끝난 뒤에 다른 질문을 던져 데이터를 다시 보는 것을 사후 분석이라고 합니다. 임상 연구에서 사후 분석의 지위는 낮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미리 정하지 않은 질문을 데이터에 여러 번 던지면 우연히 그럴듯해 보이는 답이 나오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후 분석 결과는 「가설을 만드는 근거」로 취급하지 「결론」으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번 경우는 여섯 개의 독립 모델이 동시에 같은 방향을 냈다는 점에서 단순한 사후 탐색보다는 무게가 있습니다. 그래도 확증은 아닙니다. 확증은 3상에서 노화 지표를 미리 정해 놓고 재야 나옵니다.

위약군과 비교하면

이중맹검 위약 대조 시험이었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있습니다. 이 점이 이 연구를 단순한 관찰 연구와 구분해 줍니다.

폐 기능 쪽 결과는 이렇습니다. 60밀리그램 하루 한 번 투여군의 노력성 폐활량은 평균 +98.4밀리리터 개선됐고, 위약군은 -20.3밀리리터로 감소했습니다. 이상치 한 명을 빼고 계산하면 위약군은 -62.3밀리리터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이 하나 있습니다. 폐 기능이 가장 좋아진 것은 60밀리그램 1일 1회 군인데, 노화 시계가 가장 크게 움직인 것은 30밀리그램 1일 2회 군입니다. 두 신호가 같은 용량군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네 개의 어두운 덩어리가 각기 다른 방향에서 하나의 청록 구체에 빛줄기를 겨눈 장면 — 여러 연구기관이 각자의 모델로 같은 대상을 검증하는 구조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용량 의존성이 뜻하는 것

약효를 주장할 때 가장 설득력 있는 근거 중 하나가 용량 의존성입니다. 용량을 올리면 효과가 커지는 관계가 보이면 우연일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2상 발표에서 인실리코가 강조한 것도 폐활량의 용량 의존적 경향이었습니다. 다만 노화 시계 신호는 최대 용량군이 아니라 중간 용량의 분할 투여군에서 가장 컸습니다.

이걸 어떻게 볼지는 아직 열려 있습니다. 혈중 농도가 하루 종일 고르게 유지되는 것이 노화 지표에 더 유리했을 수도 있고, 42명이라는 규모에서 나온 흔들림일 수도 있습니다. 참가자 수가 적으면 이런 차이는 쉽게 생깁니다.

노화의 특징들과 TNIK이 겹치는 자리

노화 생물학에서는 노화를 몇 가지 공통 특징으로 정리합니다. 세포 노화, 만성 염증, 단백질 항상성 붕괴, 줄기세포 고갈 같은 것들입니다.

인실리코의 주장은 TNIK이 이 특징들 여러 개와 맞물린 지점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TNIK을 억제하면 폐의 흉터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노화 관련 신호 자체가 함께 눌린다는 가설이 나옵니다.

이 가설이 맞다면 이번 노화 시계 결과는 부수 효과가 아니라 표적이 원래 하던 일의 반영이 됩니다. 다만 아직 가설입니다.

반투명한 어두운 정육면체 안을 떠다니는 무수한 청록 미립자 — 혈청 속 2,841개 단백질을 측정한 단백체 분석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왜 섬유증과 노화가 함께 움직이나

섬유증은 상처 치유가 멈추지 않아 생기는 병입니다. 그리고 상처 치유 신호가 잘 꺼지지 않는 것은 노화한 조직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노화 세포는 분열을 멈추고도 죽지 않은 채 남아 염증성 물질을 계속 내보냅니다. 이 상태가 주변 세포에 「계속 고쳐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그 결과가 흉터입니다.

그래서 폐섬유증은 노화 연구자들이 오래 눈여겨본 병입니다. 노화를 늦추는 개입이 실제로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시험해 볼 만한 질환이라는 이야기가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3상 시험은 어디까지 왔나

렌토서티브의 3상은 2026년 7월 7일에 시작됐습니다.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평가하는 것은 폐 기능입니다.

3상은 규모가 훨씬 큽니다. 2상이 수십 명이었다면 3상은 수백 명이고, 관찰 기간도 12주가 아니라 1년 안팎으로 늘어납니다. 이 규모가 돼야 규제 당국이 인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이번 노화 시계 결과가 3상 설계에 반영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회사는 이번 논문이 노화 지표를 일반 질환 임상에 끼워 넣는 표준 틀을 제시한다고 설명했고, 미국 식품의약국의 바이오마커 가이드라인에 맞췄다고 밝혔습니다.

나란히 놓인 두 개의 매끈한 구체, 왼쪽은 밝게 빛나고 오른쪽은 거의 어두운 장면 — 투약군과 위약군의 대조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AI 신약의 시간표 — 18개월과 260만 달러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숫자가 있습니다. 가설 수립과 표적 발굴부터 전임상 후보물질을 만들어내기까지 18개월이 채 안 걸렸고, 예산은 약 260만 달러였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구간은 「어느 단백질을 노릴지 정하는 것」부터 「사람에게 넣기 직전 단계의 화합물을 확정하는 것」까지입니다. 임상시험 비용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첫 사람 투여까지는 시작부터 30개월이 걸렸습니다. 회사가 스스로 정리한 시간표가 그렇습니다.

기존 신약 개발과 비교하면

전통적인 신약 개발에서 같은 구간은 보통 4~6년, 비용은 수천만 달러 규모로 이야기됩니다. 표적을 검증하는 데만 몇 년이 가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래서 18개월·260만 달러라는 숫자는 크게 화제가 됐습니다. 다만 이 비교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조건 하나를 봐야 합니다. 이 숫자는 성공한 프로그램 하나의 값입니다.

전통적 개발의 평균 비용에는 도중에 실패한 프로젝트들의 비용이 섞여 있습니다. AI 신약의 진짜 효율은 여러 프로그램이 임상 후반까지 올라가 성공률이 나와야 계산됩니다. 렌토서티브가 3상에 도달한 것이 의미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같은 크기의 매끈한 덩어리 세 개가 오른쪽으로 갈수록 밝아지는 장면 — 용량이 올라갈수록 효과가 커지는 용량 의존성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남아 있는 반론 — 시계가 곧 수명은 아니다

가장 큰 반론은 노화 시계가 무엇을 재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시계 값이 내려갔다고 해서 그 사람이 더 오래 산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발표문에도 이 지점이 인용돼 있습니다. 노벨 화학상 수상자 마이클 레빗은 이번 시험이 「느려진 노화와 치료된 폐를 아직 구분하지 못한다」고 논평했습니다. 폐가 좋아져서 혈액 단백질이 바뀐 것인지, 노화 자체가 늦춰져서 바뀐 것인지 이 데이터로는 갈라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건 사소한 지적이 아닙니다. 병이 나아지면 염증 관련 단백질이 함께 내려가는데, 노화 시계는 그런 단백질을 상당수 참조합니다. 그러니 「병이 나았다」와 「덜 늙었다」가 같은 신호로 보일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진행된 시험이라는 조건

2상 시험은 2023~2024년에 중국 여러 기관에서 진행됐습니다. 참가자도 중국 환자입니다.

이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노화 시계 모델들이 학습한 데이터가 주로 영국 바이오뱅크 같은 서구 인구 기반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이번 분석도 55,319명의 영국 바이오뱅크 프로파일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인구 집단이 다르면 단백질 기준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논문이 여러 시계를 동시에 쓴 것은 이런 편차를 흡수하려는 설계이기도 합니다.

각진 벽이 이어진 긴 어두운 통로 끝의 넓고 밝은 청록 사각 빛 — 2상을 지나 3상으로 들어서는 단계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규제 당국은 노화를 병으로 보지 않는다

여기에 제도적인 벽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이든 유럽이든 「노화」는 승인 대상 적응증이 아닙니다. 약은 특정 질병을 치료한다고 인정받아야 허가가 납니다.

그래서 노화를 겨냥하는 회사들은 대개 노화 관련 질환을 창구로 삼습니다. 렌토서티브가 폐섬유증으로 3상을 도는 것도 그 구조입니다.

인실리코가 이번 논문에서 「노화 지표를 표준 질환 임상에 끼워 넣는 틀」을 강조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병으로 허가를 받으면서 노화 지표를 부차 평가로 함께 쌓아 두면, 나중에 근거로 쓸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 다른 AI 신약들은 어디쯤 있나

AI가 설계한 약이 임상에 들어간 사례는 이제 여러 건입니다. 다만 대부분 1상이나 2상 초입에 머물러 있습니다.

엑센시아는 AI로 설계한 후보 여러 개를 임상에 올렸지만 일부 프로그램을 중단했습니다. 리커전, 아이솜포픽 랩스, 제네시스 테라퓨틱스 같은 회사들도 각자의 후보를 임상 단계로 밀어 올리는 중입니다.

이 흐름에서 렌토서티브가 눈에 띄는 이유는 단계입니다. 표적과 분자를 모두 생성형 AI로 낸 약 중에 3상까지 온 것은 아직 드뭅니다. 진짜 판정은 3상 결과에서 납니다.

서로 다른 거리에 흩어져 떠 있는 여러 개의 매끈한 청록 다면체, 가까운 것은 선명하고 먼 것은 흐릿한 장면 — 개발 단계가 제각각인 다른 AI 신약들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핵심 정리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AI가 표적과 분자를 모두 만든 약 렌토서티브의 2상 혈액 샘플을 여섯 개 노화 시계로 다시 분석했더니 여섯 개가 모두 생물학적 나이 감소를 가리켰습니다.

둘째, 「3~4년, 최대 6년」은 30밀리그램 1일 2회 군의 4주차 최대치이지 전체 평균이 아닙니다. 셋째, 폐 기능이 가장 좋아진 용량군과 노화 신호가 가장 컸던 용량군이 서로 다릅니다.

넷째, 이것은 사후 분석이고 42명 규모입니다. 다섯째, 폐가 좋아진 것과 노화가 늦춰진 것을 아직 구분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발표문 안에 그대로 실려 있습니다.

그러니 「AI가 노화를 되돌렸다」로 읽으면 과합니다. 대신 이렇게 읽는 것이 정확합니다. AI가 노화 데이터를 근거로 고른 표적이, 노화 관련 질환에서 노화 지표를 실제로 움직였고, 그 신호를 외부 모델 여섯 개가 함께 확인했다. 확증은 3상 몫입니다.

참고하실 만한 것

이 주제를 더 따라가고 싶다면 세 가지를 지켜보시면 됩니다. 3상 설계에 노화 지표가 사전 지정 항목으로 들어가는지, 여섯 시계의 개별 값이 논문 보충자료로 공개되는지, 그리고 다른 회사가 같은 방식으로 자기 약을 재분석해 발표하는지입니다.

SVIL 연구소는 AI가 실제 산업과 생활에 닿는 지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시력 사용자도 편하게 읽으실 수 있도록 큰 글씨와 고대비로 정리하고 있으니, 읽기 어려우신 부분이 있으면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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